독서생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Franz 2024. 3. 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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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곳을 떠나고자 하는 자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 이다.

테레자의 망명 욕구를 토마시는 죄인이 유죄 선고를 받듯 받아들였다.

그는 그 선고에 따라 얼마 후 테레자, 카레닌 과 함께 스위스의 가장 큰 도시에 있게 되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항상 베일에 가린 법이다.

결혼을 원하는 처녀는 자기도 전혀 모르는 것을 갈망하는 것이다.

명예를 추구하는 청년은 명예가 무엇인지 결코 모른다.

우리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항상 철저한 미지의 그 무엇이다.

 

내 눈앞에는 여전히 나무둥치에 앉아 카레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류의 실패에 대해 생각하는 데레자가 있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이미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토리노의 한 호텔 에서 나오는 니체. 그는 말과 그 말을 채피으로 대리는 마부를 보았다.

니체는 말에게 다가가 마부가 보는 앞에서 말의 목을 격안더니 올음을 터뜨렸다.

그 일은 1889년에 있었고, 니체도 이미 인간들로부터 멀어 없다.

 

"당신의 임무는 수술하는 거야!"

"임무라니, 테레자,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 느낌점

최근들어서 어떤것을 보고 난 후 해석이 필요해서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찾아보는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 책 또한, 어떤 의미가 더 담겨있는지 찾아보고 싶었으나

내 방식대로 읽고 느낀것을 서술해나가는것이

내가 가진 색깔이겠거니 싶어서 그냥 적어보기로 한다. 

 

우선 인물 중 프란츠라는 인물에 대해 몰입을 했다. 

내용중에 인간에 대한 부류를 나누는 내용이 있었는데,

프란츠가 몽상가에 해당한다고 했었고

그는 이별한 정부인 사비나를 자기 인생에서 계속해서 의미를 부여해가면서

무슨일을 하던간에 사비나의 망령이 따라다니는 것 처럼 망상에 빠져 살다가

결국에는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다. 

 

최근의 내 모습이 완전하게 반영된 듯 해서 순간적으로 소름이 많이 돋았다.

나는 내가 몽상속에 빠져살기를 부정했던 사람으로서

그러했던 이유는 자기 자신이 몽상가이기 때문이였던 것이고

그러면서 느낀것은 싫어하고 혐오할 수 있는 것도

내 안에 내제돼있는 의식들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것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 주었다. 

 

이것이 옳고그름으로 옮겨가서 판단하기에는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라도 원동력을 갖고 살아가는것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살아나가보려고 하는것과 일치하다는 생각에 도달해서

나또한 그저 평범한 그런 인간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불륜과 바람에 대한 소재의 성격을 지닌 작품을 싫어했으나

이것도 싫어하는 이유가 내가 가진 성질 중 하나임에 부정할 수 없게 되어

현재는 받아들이고 살고있는 중이다. 

 

사실 이 책을 알게된 계기는

26살 즈음 사람이 얼마나 가벼운지에 대한 인간 혐오가 있었던 시절에

나는 얼마나 무거운 사람인지, 나의 그릇은 어떠한지에 대한 고찰로 인해 알게되었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야 이 책을 읽게 되었으며

이 책에서 가벼움의 비극을 찾으려 애썼으나

오히려 내가 한껏 가벼워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요즘 미디어 또는 밖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볼때면

자신감이 넘쳐나는 것들을 보고는 저들은

의기양양함에 빠져 기고만장해져있는가 생각을 했었으나

그런 자신감들이 생기있어보이고

인류의 문명을 점차 발전시키는 원동력중 일부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고 느꼈다. 

 

인간이라는 밑도끝도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비난의 키워드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앞날을 제시해주는 인생의 찬사를 의미하는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너무나도 가벼워서 이것저것 하는것이

오히려 내일의 그나마 나를 만들어준다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토마시와 테레지의 관계 중

토마시는 테레자와의 만남이 6번에 걸친 우연속에 만난

어쩌면 만나지도 못했을 관계 그런 가벼운 관계라는 생각도 하는가 하면

결국 테레자를 위해 다시 그녀를 보러 귀향했을 당시에는 그 어떤 이유조차 없이

“그래야만 한다”는 신념하에 떠났으나

국경을 넘는 순간, 그 신념이 “그래야만 하는가?“로 바뀌게 되었던

인간만 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 축복과 고통 사이의 갈등을 자세히 고찰할 수 있었다. 

 

요즘의 나는 중요한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래서그런지 이런 신념이라는 것이 무너지는 세상에 대한 작품을 읽을때마다

허무주의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그래도 밀란 쿤데라가 제시해주는 또다른 신념.

가벼워질것. 가벼워지려면 이유따윈 필요없다. ”그래야만 한다“

문득문득 상기시키며 내일을 위한 나를 매일 만들어 나가보려한다. 

 

무너지는 순간, 다시한번 “그래야만 한다” 가볍게 웃고 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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